8월 6일 로컬네트워킹데이 - 엄지상 (지상낙원)

엄지상 부대표는 서울의 한 대학에서 화학과를 중퇴하고 농사를 선택한 보기드문 청년농부입니다. 

화천살림 로컬 네트워킹데이를 위해 애호박쨈을 찬조했습니다.

엄지상 (지상낙원)
지상낙원화천살림의 박단아 대표님이 저희 농장 이름을 붙여주셨는데, 지상낙원의 농장주 엄지상입니다. 제가 화천에 온 지는 10년 전, 25살 입니다. 여기에서 뿌리 내리고 제대로 살기 시작한 건 6-7년 정도 되었어요. 
화천현장귀농학교귀촌하기 전에는 귀농학교에서 1년 교육을 받고 사무장으로 3년, 그리고 현재 살고 있는 풍산리라는 동네에서 땅도 사고 집도 지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을 3개월동안 설득하고 전국에 있는 귀농학교를 다 찾아보았죠. MBC귀농아카데미 이런 데는 주말교육위주죠. 저는 현장에서 직접 배워보고 싶다라고 생각해서 찾은게 화천현장 귀농학교였어요.
 원래는 농산물 유통을 배우고 싶었어요. 내가 농사를 지어도 팔아먹을 곳을 알아야지 농사를 지을거 아니겠어요. 하다 못해 어떤 물건이 어떤 시기에 많이 나오고 유통을 좀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서 지금 제가 소속되어 있는 또 한 군데가 강원 유기농이라는 생산자 단체에도 소속되어있어요. 
25살 청년이 왜 귀촌을 했을까다들 젊은 사람이 왜 왔냐고 놀라세요. 제가 그때쯤 개인적으로 고민이 많았어요. 어떻게 살 것인지 그런 고민을 많이 했고, 대학을 계속 다닐 수 있을까? 그래도 나름 인서울대학을 들어갔는데 대학이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 대학을 안나오면 뭐해서 살지? 라는 고민도 많이 했어요. 긴 생각 끝에 내가 하고 싶은 장기적인 일로 회사원 이런 거 말고 평생 직업을 원했고, 내가 뭘 키우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근거 없는 자신감도 있었어요. 그런 고민들을 한 끝에 결론에 도달한 게 농사였습니다. 
농사로 수익?화천에서 땅을 사고 집을 지어서 정착하게 되었는데 첫 해 수익이 10만원이었어요. 순수익이 아니라 매출 100만원이요. 들어간 돈까지 생각하면 완전 마이너스죠. 두번째 해에는 300만원, 그 다음은 500만원 그럴 거에요. 매출이 그렇게 되고 아마 2019년 즈음인가 화천에 비가 47일 동안 왔어요. 강원도에 비가 어마어마하게 왔는데, 첫 작기 끝내놓고 두번째 들어가야해서 아침에 나왔는데 밭에 구름이 꼈어요. 구름이 왜 깔려있지? 자세히 보니까 물이 반사되서 구름으로 보였어요. 우유니 사막보면 물에 구름이 반사되어 보이잖아요. 그거 그대로 밭에 구름이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거에요. 그 해 매출이 500만원, 제가 완전히 멘탈이 나갔던 해였어요. 두문불출하다시피 먹기만 하고 막 살아서 살이 많이 쪘다가 지금은 조금 빠졌는데, 다시 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죠.
농사로 성공?귀농학교 교장선생님이 얘기를 하시는게 매출이 1천만원 찍기까지 정말 힘들다고 하셨거든요. 그 당시에 저는 코웃음을 쳤어요. 천만원? 그정도쯤이야 내가 농사하면 껌값이지 했는데 4년 걸렸어요.
5년차부터는 3500 매출했고, 그 다음이 올해인데 지난 달 기준으로 4500만원 찍었어요. 올해 예상은 7-8천 보고 있어요. 
쉽지 않은 귀농잘 될지 안될지 모르는 농사! 만만치가 않아요.
그래서 고민을 했죠. 여기 농사짓는 친구들이 많은데, 이 친구들하고 다른 소상공인하고 연계해서 뭘 할 수 없을까?
화천살림그러다가 박단아 대표님하고 만나게 되었어요.
제가 하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가 화천군 청년들이 뭔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그런 플랫폼, 그런게 없어요. 그런데 저는 당장 일이 바쁘고 하니 뭘 꾸릴 능력은 안되요 그래서 화천살림이 해보겠다는 거에요. 그러면 제가 전적으로 서포팅 해줄 수 있다. 그래도 나름 여기서 9년 있으면서 인맥도 쌓고 하면 화천살림이 안정적으로 자리잡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까 해요. 화천살림이 청년들의 커뮤니케이션 창구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부대표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현재3500평의 밭에서 주력은 애호박으로 1500평, 청양고추 300평, 무하고 양배추 1500평 하고 있습니다. 조미나 사장님하고는 애호박쨈 만들어서  드셔보시고 평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비전농사를 짓다보니 파지가 많이 나와요. 친환경같은 경우는 특히 소비자가 한정적이다보니 파지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어요. 친환경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급식이거나 집에서 먹는 용도일 경우에는 물건의 겉이 깨끗해야 한다는 강박들이 심해요. 하지만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까 파지를 활용한 제품을 해보고 싶었어요. 피드백을 주시면 내년에는 더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개발도 하고 농사도 하고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유기농 농사유기농 인증받는게 힘들어도 제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하나에요.
약먹기 싫어서, 농사를 하다보면 영양제를 주든, 해충을 잡든 약을 치잖아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정에서 원하는 정도의 겉이 좋은 물건이 나올 수 가 없거든요. 
스마트팜스마트팜은 변수제거죠. 어떤 변수를 어떻게 없애느냐 농사에서 제일 중요하죠. 하우스랑 노지랑 비교하면 노지게 더 맛있거든요. 그런데도 하우스에 농사를 짓는 경우는 변수를 제거하기 위해서에요.
스마트팜같은 경우는 비에 온도 습도, 보통 스마트폰으로 컨트롤하고 양액재배를 많이 해요. 양액재배를 하게 되면 토양에서 생길 수 있는 병충, 영양 불균형 이런 거를 컨터롤 할 수 있거든요. 
스마트팜의 시기상조스마트팜의 가장 큰 문제는 비용입니다. 지금 내가 농사에 실력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매출이 나오냐가 의문이죠? 설비시설을 몇십억으로 투자하면 운영비는 어떻게 나오냐는 거죠. 비 온도 습도 양액 이런거 다 전기로 작동하는데 농사꾼들이 팀을 꾸려서 전문적으로 운영한다고 하면 찬성이지만, 혼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요.